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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는 모르시더이다 - 심성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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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는 모르시더이다 - 심성보


꽃비에 젖듯

그리워함으로써

한 송이 꽃으로 지는 마음

그대는 모르시더이다


가슴가득 강물처럼 그리움이 물결치고

달빛도 없는 고요한 밤이면

가끔씩 냉정한 그 눈빛에

절망의 늪으로 떨어지게 하는 마음

그대는 모르시더이다


누이의 마음처럼

포근하게 스쳐가는

그 눈동자, 그 입술

긴긴밤 어둠을 지새워도 말 못하는 벙어리신세

한 생전이 다 가도록 그 마음 알아주려나

꽃비에 젖는 이 애틋한 연분

그대는 진정 모르시더이다





여름 장마비에

쓸려 내려가는 빗물처럼

끝없는 침묵으로 소리치는 사랑

그대는 모르시더이다


가슴깊이 지울 수 없는 멍울이지고

새벽녘에 들리는 어느 두부장사의

고요한 종소리 정적을 깨면

사랑해서 곱게 미워지는 마음

그대는 모르시더이다


이미 남이된 사람이기에

잊어 달라던 단 한마디

끝끝내

다가갈 수 없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대

살다가 힘이들땐 잠시 기대도 좋으련만

한 세월이 다가도록 그 마음 알아주려나


한잔의 술을 마시고

또 한잔의 술을 마시고 잊어야 하는 마음

그대는 진정 모르시더이다.





가을 바람에 별이 스쳐 운다

강변의 갈대가 몹시도 흔들리고

고달픈 인생의 쓸쓸함에

불러보는 그의 이름 석 자

오늘도 목 놓아 불러보는 애타는 마음

그대는 모르시더이다


가을은 사랑하는 가슴으로 사는 법

긴긴밤 홀로 고독해지는 것

가을은 살아간다는 것이

사랑한다는 것임을 알고

성숙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,


단풍이 물든 쓸쓸한 가을

그 들녘엔 황금빛 곡식이 풍요로워 보이는데

마음 한 구석 세월의 덫으로 자리잡은 그 사람은

가을이 와도

아직 내 마음 모르시더이다


남자에게 여자란 한 송이 꽃 같은 존재

여자에게 남자는 목숨 같은 사랑

손끝으로 그려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인연

가을 하늘가에 시린 이  안타까운 사연을

그대는 정녕 모르시더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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